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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안병학목사, 신 87학번, 충주소태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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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0-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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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시작하면서 예배당 전면에 걸어 놓은 현수막을 본다.
올해 표어는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를 이루는 교회’로 정했다.
늘 기도하면서 한 해, 한 해 목회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서 정말 이 계획은 우리 교회에 꼭 필요한 계획인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사도 의미 없고, 성도들도 의미 없는 계획 속에 짜증나고 지치기 때문이다.
현장 목회를 시작한지가 벌써 21년을 넘었다. 그런데 늘 목회는 낯설다. 2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설교가 부담되고, 기도가 부족하다. 이런 나를 돌아보며, 모든 감신인이 보는 이 지면에 몇 가지 느낀 점을 남기려한다.
첫째, 내가 목회하는 지역의 특성을 내 몸으로 알아야 한다.
나는 첫 목회부터 지금까지 농·어촌에서만 목회하고 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첫 목회를 시작했다. 교인 모두가 어업에 종사했다. 그들에게 목회자인 나는 처음에 이방인이다. 이방인은 궁금한 대상이다. 어디서 왔는지, 몇 살인지, 얼마나 이 교회에서 오래 있을 것인지 등. 후에 나도 사람들을 대할 때, 이 호구조사 접근 방법을 당연하듯 사용하고 있다. 별로 좋지는 않다. 그들은 내가 어떻게 목회할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론으로는 어떻게 목회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그러나 몸은 그렇게 반응해 주지 않는다.
바다에 나가 일해야 하는 이들에게 새벽기도 시간은 바다 한복판이다. 예배당이 아니다. 그러니 새벽기도를 나 혼자 해야 한다. 물론 배가 뜨지 않으면 상황은 다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시간 전에 몸이 반응해서 일어나 그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달려가야 한다. 보통 새벽 3~4시다. 내 몸이 치열한 잠과의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 내 몸이 그 지역과 함께 반응하며 사는 게 목회다.
둘째, 성경을 통달한 목사가 돼야 한다.
우리가 가진 텍스트는 성경이다.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설교할 때, 다윗을 설교하면서 자꾸 모세로 말하며 설교하는 경우가 있다. 성경을 어렴풋이 대하면 이런 실수가 반복된다. 그래서 성경을 많이 읽고, 깊게 읽고, 암송하고, 성경 암송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진급할 때도 꼭 해야 한다.
필사도 해 봐야 한다. 눈에 익히고, 손으로 익히고, 입으로 익히고, 손으로 적다 보면 말씀의 맛이 얼마나 단지를 알게 된다. 성경을 통해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소리가 들리니 얼마나 기쁘고 감동이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나면 마구 설교하고 싶어진다. 성도들은 성경의 말씀을 밝히 전하면 가장 크게 은혜 받는다.
우리 평생의 자랑과 무기인 성경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셋째,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갈등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꼭 악하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교회 구성원들과 적정선을 찾아 타협하는 게 꼭 불의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 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 교인들 간에 갈등이 있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두려웠다. 어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렇듯 교회는 목사와 장로의 갈등, 목사와 성도의 갈등, 성도와 성도의 갈등이 늘 있는 곳이다. 목사는 이 갈등 관계 속에서 중개자와 화해자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모른 척 회피하면 목회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갈등 가운데서 서로 화평이 없기에 모든 공격은 목사에게로 화살을 쏘아대고 내가 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지혜를 구하고, 선배 목회자의 조언을 듣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갈등은 화해로, 화평으로, 사랑으로 바뀌어 교회 공동체를 건강하게 한다.
특히, 목회자 부부 간의 갈등을 잘 해결해야 한다. 목회자 자신의 갈등 관계는 교회 전체에 어둠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목회자 부부는 갈등 관계를 가장 우선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화하고, 타협하고, 화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을 가져라.
막막한 목회 현실과 부족한 목회 자리, 그리고 감소하는 교인 숫자. 우리 모두 앞으로 대부분 이런 환경에서 목회해야 한다. 앞으로 목회를 시작해야 할 신학생들에게는 모든 부분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젊지 않은가!
이건 욕먹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이기에 말하려고 한다. 중요한 Tip인데, 교인들은 야망 있는 목사를 좋아한다. ㅋㅋ
지금 이 글 쓰는 이가 목회하는 교회를 성도가 한 명도 없는 교회로 만들어 놓기를 원하는가! 분명 아닐 것이다. 더 많은 성도가 모이는 교회로 세우기를 원할 것이다.
그래야 여러분을 위해 미래가 조금 더 연장되는 게 아닌가!
이런 마음을 갖고 기도하며 목회하는 선배들을 너무 욕하지 마라. 여러분이 앞으로 나올 토양을 더 풍요롭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성도들이 자신감 없는 목사를 원하겠는가! 교회를 키우려하는 목사를 부정하겠는가!
절대 아니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라. 당당하게 배우고, 자신 있게 목회할 준비를 하라.
나는 목사로서 지금 목회하는 교회에서 늘 당당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믿는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고, 성도들을 축복하는 권세를 위임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위임받은 이 성령의 권능을 믿고 자신 있게 선포하면, 기적도 현실이 된다. 나 같은 사람을 통해서도 간암 말기 성도를 위해 기도하니 치료되는 일도 일어났다.
여러분의 미래는 선택에 따라 어둡기도 밝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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