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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동문칼럼 - “ 지금 영안이 얼마나 밝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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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등록일
- 2020-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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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연회 부평서지방 십정교회 유재구목사(82학번)
중3학년 겨울방학 때 서울종로 YMCA학원을 인천에서 다녔습니다. 당시 종로에는 너무나 학원이 많아 국가적으로 학원을 흩어지게했습니다. 그 때 내가 다니던 학원이 청운학원이란 이름으로 감신대 정문앞 건물로 옮기게되었습니다. 중3때 겨울때 인천에서 서대문 냉천동을 다니게되었습니다. 어느날 아버님께서 감신대사무실에 갖다주라고 서류심부름을 시켰습니다. 그 때 처음 감신대교정을 밟았습니다. 그 당시 감신대교정을 밟으며 어린 나이에 ‘내가 와야하는 학교인가?’하는 생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언제 다시금 확인이 되었느냐하면 대학입학시험을 치루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하는때였습니다. 이과였던 나는 학과와 대학을 선택해야하는데 다른 어떤 학과도 선택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등학교 때부터 강하게 생각했던 감신대를 가야한다는 생각이 결국 이겼습니다. 그리고 82학년도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34년동안 목회의 여정을 달려온 것입니다. 지금도 감신대를 들어설 때마다 중3 겨울 때와 34년전 입학 때의 생각은 항상 떠나지 않는 생생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선배님들만의 몫으로만 여겼던 성역 30주년이라는 타이틀이 이젠 나에게도 멀지 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생같은 부교역자들과 함께씨름했던 목회가 이젠 자녀들같은 부교역자들과 팀웍을 이루며 목회여정을 가게되었습니다. 이 말은 친구 목사들의 자녀들이 감신대를 졸업하고 어느 교회 전도사로 있다는 말을 들을 때 확실해집니다. 나의 자녀들 역시 나도 모르게 쑥쑥 커있는 모습에서도 세월을 느낍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그렇게 존경스럽고 높아만 보였던 선배님들의 자리에 서게되었어도 엄청 빠르게 변화되는 현실과 점점 똑똑해진다고 느껴지는 젊은 세대들앞에서 왠지 더 작아지고 있다는 느낌도 갖습니다. 그렇게 베이비부머로 대접받지 못하고 살아가던 설움도 채 씻겨지기도 전에 대접받을만한 때가 되었나했더니 이젠 청년들의 일자리나 축내고 있는 처지가 되고 있지 않는가 녹녹하지 않는 눈초리를 의식하게됩니다.
교회부흥기의 꿀맛도 잠시, 이젠 하락기라는 말을 들으면서 이 모든 책임도 뒤집어 써야할 위기의식을 절감하며 살아갑니다. 마지막 악을 쓰며 교회를 세우고 부흥시키려고하지만 약해진 기억력과 체력, 지력, 영력을 숨기고 열심만 가지고 바둥대는 나의 모습도 발견합니다. 외줄타기 곡예사같은 목회 현장에서 어느 정도 베테랑이 된 듯 재주를 부려본다지만 어느덧 겉멋만 부리는 처지입니다.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가 서울강남의 큰 병원 외과의사입니다. 그 친구는 장기이식수술성공이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질 정도로 유능한 친구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친구가 말하길, “이제 수술할 때 눈이 가물가물하네”친구 의사의 말은 나에게도 던지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수술의사에게 육안이 중요한데 지금 목회자인 나에게는 영안이 가물가물하지 않는가?하는 질문을 들린 것입니다. 결국 나의 목회라는 실력(?)은 육적인 건강이 좋으냐 물질적이거나 세상적인 명예도 풍성하냐하는 기준으로 달려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내게 주신 결정적인 문제는 “지금 영안이 얼마나 밝으냐”하는 것입니다. 내가 신학교에서 대학원졸업하기까지 그렇게 애쓰며 노력한 것이라면 성공이라는 기준에 따라 지식과 물질적 가치, 세상적인 안목을 키우는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설령 그것이 성경지식이요 신학지식일지라고 남보다 나을 실력만 키우는데 급급했던 것입니다. 정말 왕같은 제사장으로서 사무엘처럼 성막을 지키며 섬기는 자로서 영안이 열려있어야했습니다. 말씀인 떡상에서, 빛을 발하며 전도인의 사명을 감당하는 금촛대에서, 중보기도의 자리인 금향로에서, 모든 백성들의 죄를 사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임재의 능력을 체험하는 지성소에서 섬기는 제사장의 눈빛이 살아났어야했습니다. 그리고 그 열린 영안이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도록 교회제단과 성도들을 섬기는데로 나아갔어야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단앞에서 “나의 눈이 침침해지고있어”라고 하며 자포자기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겉사람은 후패해도 속사람은 날로 새롭게된다는 약속의 말씀을 붙잡아야합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하듯 갈고 닦으면서 우리의 영안이 날로 새롭게 되는 목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목회를 준비하는 감신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신학도로서 나날이 영안의 날이 세워지고 새로워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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