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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작은 도서전, 유가족들과의 대화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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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0-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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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인간에 대한 신뢰와 선의 가치를 보편화한 세월호 사건
세월호 3주년을 맞아 세월호 작은 도서전이 4월 8일(토)부터 4월 15일(토)까지 부암동 윤동주문학관 인근 현장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전시된 도서는 지난 3년간 세월호와 관련해 출간된 약 110권의 책으로, 사회, 과학, 문학, 시, 신학, 예술, 철학 등 분야가 다양했다. 특히 4월 11일(화), 4월 12일(수), 4월 14일(금)은 각각 세월호 유가족 이호진(故 이승현 아버지) 씨, 기억저장소의 김순길(故 진윤희 어머니) 씨와 윤명순(故 한고운 어머니) 씨, 이은선(세종대) 교수를 초대해 대화의 장이 열렸다.
이호진 씨와의 대화
이호진 씨는 작년 7월에 단원고에서 출발해 팽목항을 거쳐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를 집전한 대전까지 약 6㎏의 십자가를 지고 행진했다. 또한 2월 23일(목)부터 팽목항 부두에서 광화문광장까지 3보1배로 행진하는 고행의 길에 나섰다.
이호진 씨는 “세월호를 사건이나 참사라고 부른 적이 없다. 세월호는 학살이다”라며 “불이 났을 때 집 바로 앞에서 사이렌만 울리며 물로 불을 끄지 않는 소방관들과 마찬가지로,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십자가를 지고 걸으면서 사랑을 깨달았다”며 “주변사람들이 줬던 사랑이 없었으면 분노도 할 수 없고 슬퍼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 씨에게 부활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진호 씨는 “4월이 다가오면 나아간다고 생각했던 상처가 다시 곪는 고통을 느낀다”며 “유가족인 나에게는 아이들을 위해 다시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것이 부활절의 의미”라고 전했다.
김순길 씨, 윤명순 씨와의 대화
두 유가족과의 대화에 앞서 성수연 씨의 연극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그녀를 말해요’라는 연극의 절정에서 선보였던 세월호 희생자 명단을 외웠다. 마지막 9명의 미수습자의 이름은 힘주어 말했다.
성수연 씨는 “문자가 생겨나기 전 사람들은 말을 반복하지 않으면 잊기 때문에 반복해서 말했다”며 “유가족들처럼 반복해서 얘기해야 하는 분들의 얘기를 듣고, 나 또한 그것을 반복해서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윤명순 씨는 “아이들에 대해 물어보면 실례가 될 것 같아서 못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어디 가서 아이들 얘기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어떤 아이였는지 물어보면 신나서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운이는 에너지가 넘치고 행동적인 아이여서 없어지니 집안이 너무 조용해 힘들었다”며 “꾸준히 상담을 받기도 하고, 아들과의 스킨쉽도 늘려 부모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순길 씨는 “3년 동안 함께 아이들에 관해 얘기하고, 웃고, 울 수 있었던 유가족들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며 “또 관심 갖고 지켜봐주는 사람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윤희는 조용하면서도 학교에 있었던 일을 다 얘기했던 아이”라며 “그렇게 시끄러웠던 윤희가 없어 집안이 너무 조용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한편 윤명순 씨는 “세월호의 기억저장소의 가장 큰 고민은 바닷물에 있었던 유품의 탈염처리”라며 “유류품 직물 보존처리 과정이 선례가 없어 방법과 도구가 난점이다. 같은 일이 생겼을 때 기억저장소가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억저장소에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실무진들 월급, 전시관 임대료, 탈염처리 등을 해결할 자금 후원”이라며 “이번 도서전의 도서와 같이 기억저장소에 보관할 자료가 있다면 기증해주는 것도 방법”고 전했다. 한편 기억저장소는 안산의 기억교실 안내와 전시관의 전시품 설명 등의 안내활동도 한다.
이은선 교수와의 대화
성 금요일, 이 교수와의 대화 전 이혁(창천교회) 목사의 특별공연이 있었다. 이 목사는 정호승 시인의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와 故 함석헌의 시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를 노래로 작곡해 불렀다.
한나아렌트학회 회장인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 교회여성과 정치”, “세월호, 고통 속의 빛”, “부활은 명멸한다” 등의 글을 통해 세월호 이후 문제에 대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부활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했던 특수가 보편이 되는 것”이라며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과 명예 등의 가치를 쫓아 살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들은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선의 가치를 지켰다”며 “세월호의 희생자 아이들은 배의 침몰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등의 특수를 통해 한국 사회에 선의 보편성을 이뤘다. 따라서 세월호 사건도 부활의 사건”이라고 전했다.한편 노원문고 본점에서 세월호 작은 도서전의 자료를 빌려 4월 18일(화)부터 5월 2일(화)까지 도서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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