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세계적 신학교육의 허브, 감리교신학대학교(개교125주년 기념예배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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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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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신학교육의 허브,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교125주년 기념예배 설교)
오늘은 한국 최초의 신학교이며, 세계 최고 그리고 최대의 감리교 계통 신학대학교인 우리 감리교 신학대학교 개교 1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또 오늘 기독교 대한 감리회 입법총회가 정동제일교회에서 진행 중에 있습니다. 권오서 이사장님을 위시하여 여러 이사님들과 교계 인사들이 그 회의에 참석하시느라고 이 자리에 오시지 못했습니다. 한국 감리교회의 명운이 달려있는 중대한 모임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꼭 개혁 입법에 역사적인 진전을 이루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은 한국 최초의 신학교 교장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그 분은 바로 헨리 게하트 아펜젤러 목사님이십니다.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에 당시의 제물포항으로 사모님과 함께 상륙한 아펜젤러는 그의 선교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부활주일에 이곳에 왔다. 부활절에 죽음의 장벽을 산산이 부순 주님, 이 백성을 속박하는 굴레를 깨뜨리시며, 그들을 하나님의 자녀들의 빛과 자유로 인도하소서.”
제가 총장에 취임하면서 아직까지 정리되지 못한 감신대 125년 역사를 편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임명했습니다. 감신대 125주년 역사편찬위원회는 향후 3년간에 걸쳐 자료를 정리하고 역사를 편찬하며 새로운 감신대 신학선언을 마련하여 제 임기 안에 발표하게 될 것입니다.
감신대의 역사는 한국감리교회의 최초 신학교육의 역사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이 위대한 역사의 시초에 아펜젤러라는 위대한 선교사가 우뚝 서 있습니다. 아펜젤러 목사님은 당대 미국 감리교회의 진정한 웨슬리안 지도자였습니다. 이미 그의 십대에 부흥집회에서 회심을 체험했고, 대학생 시절에 선교사로 헌신할 것을 서약했으며, 드류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면서 곧장 선교사 파송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뜨거운 체험과 동시에 하나님 나라에 대한 충성에 입각한 역사변혁과 사회개혁을 아우르는 선교 비전을 품었습니다. 그것은 회개와 구원에 대한 관심이 사회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관심과 충돌하지 않고 잘 융합된 성경적 기독교의 비전이었습니다.
개교 125주년을 맞이하여 지금 학부 1학년 학생이 기성세대가 되는 25년 뒤, 곧 2037년 개교 150주년을 향하여 가면서 세계적 신학교육의 허브로서의 감신대의 위상을 제시하고,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감신 비전 2020이라는 구호와 함께 감신대의 제2 도약을 이룰 몇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1세기 세계적 목회를 위한 웨슬리안 신학교육
감리교 신학대학교는 125년전 이 땅에 어둠 짙었던 시대에 복음의 빛을 비추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감신대는 민족의 복음화와 개화, 일제 식민 통치에 저항하는 민족 운동,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의 역사 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구원과 해방, 위로와 치유를 전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양육해 내었습니다. 또한 감신대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어왔던 숨 가쁜 과정에서 교회사의 유례없는 기적적인 교회성장과 세계선교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을 배출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이제 21세기를 진입하여 감신대는 명실상부하게 민족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선도하는 신학대학교로 우뚝 서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지도력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감신대가 요청하는 새로운 비전과 지도력은 우리 시대의 교회와 세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들을 양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그리하여 감신대에서 배출되는 신학도들은 성령이 충만하여 서울과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저 북녘의 동포들이 사는 곳과 온 세상 땅 끝 까지 이르러 그리스도의 능력 있는 증인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감신대의 교수, 학생, 직원, 그리고 이사회와 동문들과 더불어 함께 나누고자 하는 비전은 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비전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가 공유해야 할 감신대의 비전을 감신대의 사명선언문의 형태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감신대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에 근거하며, 우리 시대의 요청을 담고 있는 사명선언(mission statement)이 될 것입니다.
첫째, 신학과 복음전도를 통합하는 교육을 지향하겠습니다.
둘째, 교회갱신과 교회일치를 위해 일하는 사역자를 양성하겠습니다.
셋째,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 그리고 세계의 정의와 평화와 생명 보전을 위해 앞장서는 지도자들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넷째, 웨슬리 복음주의의 유산을 이어받아 감신대로 하여금 복음, 지성, 사회운동을 아우르는 영적 대각성 운동의 발원지가 되게 하겠습니다.
1. 성경적 기독교의 비전: 신학과 복음전도(evangelism)의 통합
“가서 제자를 삼으라!”(마29:19)
21세기 감신대의 비전은 무엇보다도 먼저 신학형성과 신학교육을 성경을 통해 재정향함으로 성경적 기독교를 제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비전, 곧 신학과 복음전도를 통합하는 신학교육을 지향한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한국교회의 진정한 회복은 1907년 대부흥운동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감리교회니까 18세기 웨슬리 운동으로 돌아간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개신교의 뿌리인 종교개혁으로 돌아가는 것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초대교회로 돌아가면 될까요? 그것도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오로지 이 모든 것들의 근원인 성경으로, 곧 성경적 기독교로 돌아갈 때만 가능합니다.
웨슬리는 성경적 기독교의 본질을 마음의 종교와 사회적 종교라는 말로 압축했습니다. 주지하듯이 성경적 기독교란 최우선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신앙과 삶 그리고 선교의 핵심가치로 삼습니다. 여기서 하나님 말씀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복음의 진리를 가리키며, 그것은 성경에는 기록된 형태로 그리고 선포와 선교를 통해 들려지고 보여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성경적 기독교가 마음의 종교라는 것은 계시되고 기록된 말씀이 복음전도를 통해 사람들의 심령 속에 들려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성경적 기독교가 사회적 종교라는 것은 계시되고 기록된 말씀이 들려질 뿐 아니라 복음전도를 통해 믿는 자들의 사회적 삶에서 보여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복음전도는 신학교육에 있어서 전도학이나 선교학에서 취급하는 실천신학 분야의 한 부분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학교육 전체의 목표이고 신학의 전 분야가 통합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입니다. 따라서 감신대의 신학교육의 첫째 비전은 신학과 복음전도의 통합에 있습니다. 감신대 신학교육은 복음전도와 무관하게 단지 지성적으로 탐구되어지거나 가르쳐져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지성적 탐구와 가르침을 포함하지만 복음전도자로서의 신학도의 전인적 인격과 구체적 실행능력을 함양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감신대 신학교육의 제 1차적인 사명은 성경탐구와 계시된 하나님 말씀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님 심정을 품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직을 수행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아빠’ 아버지의 말씀과 성령 하나님의 심정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직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하나이듯이 신학교육자와 신학도의 지성과 심정 그리고 의지 안에서 전인적 하나됨을 이뤄야 할 것입니다.
2. 교회갱신과 교회일치의 비전: 복음적 지성의 형성
“내 양을 먹이라!”(요21:17)
감신대 신학교육은 신학, 영성, 선교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교회의 갱신을 지원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집니다. 교회의 성장과 성숙을 포괄하는 교회 갱신은 모든 영적 자원들, 곧 예배, 성례전, 기도, 성경, 개인적 신앙생활의 모범, 청지기의 삶, 신앙 공동체와 섬김을 다 동원해야 가능합니다. 결국 교회 갱신은 개인적, 집단적 차원에서 수행되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제자직을 통해 이뤄집니다.
오늘날 교회와 교단, 선교단체, 기독교 교육기관들은 영적, 도덕적, 신학적 성실성을 갖춘 복음적 지성인들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감신대가 양성하려는 복음적 지성인은 복음의 진리와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더불어 영원한 복음을 변화하는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교회 갱신은 물론이고 새로운 영적 대각성 운동의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감신대가 배출하는 사역자들은 반드시 복음적이어야 하며 동시에 현대적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반드시 현대과학과 보다 진보된 과학적 인류와의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들은 현대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의 핵심을 통찰할 수 있는 지성을 겸비해야 합니다.
감신대의 신학교육은 세계 복음화를 위한 일차적인 비전에서부터 출발하여 그것을 지원하는 교회 갱신과 더불어 교회 일치를 선도하는 비전을 가집니다. 교회 일치는 교회의 순결성의 일부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모든 교회는 영적으로 하나입니다. 감신대의 교회 일치의 비전은 개신교의 여러 교단의 전통은 물론이고 가톨릭과 정교회의 유산을 포함하는 우리 시대의 보다 광범위한 에큐메니칼 비전을 공유합니다.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물론이고 세계교회에서도 난제인 복음주의 교회와 에큐메니칼 교회 간의 화해와 일치의 과제는 성경적 기독교의 비전을 품은 감신대의 신학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복음적 지성인들에 의해 성취될 것입니다.
3. 사회적 성결의 비전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5:14)
감신대의 학풍은 복음적인 학풍, 진보적인 학풍, 그리고 사회개혁적인 학풍에 의해 형성되어 왔습니다. 1903년의 원산 부흥운동과 1907년의 대부흥 운동을 촉발시킨 로버트 하디 선교사는 감신대의 제2대 학장이었습니다. 1930년대 민족의 암울한 역사 한 가운데서 성령의 불을 다시 지핀 탁월한 부흥사 이용도 목사와 1960년대 민족복음화 운동을 선도했던 홍현설 학장이 복음적 학풍을 이어나갔습니다.
감신대의 진보적 학풍은 한국교회 최초의 신학논문을 작성한 최병헌 목사, 한국신학사의 첫 번째 조직신학 저술을 한 정경옥 교수, 그리고 토착화 신학의 기수였던 윤성범 학장, 그리고 오늘 명예박사학위를 받으시는 유동식교수, 그리고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전개한 변선환 학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복음적 학풍으로부터 벗어난 급진적 진보신학이 교단내의 근본주의 세력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급기야는 1992년 감리교 총회가 감신대의 두 신학자를 출교시키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미래교회 학자인 레너드 스윗은 21세기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를 이른바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 곧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쓰나미, 종교다원주의라는 허리케인, 그리고 생태학적 위기에 의해 빚어지는 지구 온난화와 수면 상승이라는 삼중적 폭풍으로 불렀습니다. 제가 지난 25년 동안 감신대의 교수로 봉직해 오는 동안 저희 교수들은 포스트모더니즘과 종교다원주의 시대가 요청하는 정의와 평화의 신학만이 아니라 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명신학을 선구하는 데 기여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감신대의 진보적 신학이 삼중적 폭풍 속으로 질주해 들어갔던 학문적 용기는 대단했지만, 신학대학교와 신학자들의 사명이 성경과 복음적 기독교의 유산을 공고히 수호해야 한다는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데 충실하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폭풍의 실체를 제아무리 깊이 있게 연구한다 할지라도 그 폭풍을 다스리시는 분에 대한 성경적 신앙과 복음적 확신이 결여된 신학의 배는 표류할 수밖에 없습니다.
복음적 비전에 기초한 진보적 신학이 수립될 때, 즉 복음적 지성을 추구함을 통해서만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안티 기독교의 파도가 강력하게 밀려오는 이 시대에,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그 파도를 도리어 잘 올라타서 성경적 기독교의 새로운 부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신대의 복음적 학풍과 진보적 학풍은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복음적 핵심가치의 우선순위를 인정하기만 하면 진보적 학풍은 물론이고 사회개혁적 학풍도 다 통합될 수 있습니다.
감신대의 사회개혁적 학풍은 아펜젤러 선교사의 교육 선교와 스크랜톤 선교사의 의료 선교의 전통을 이어받아, 최병헌 목사의 애국계몽운동과 YMCA 운동, 전덕기, 현순, 손정도 목사의 복음적 목회에 기초한 민족운동과 사회개혁운동, 농촌계몽운동의 선구자 최용신 여사와 애국애족운동의 화신 유관순 열사, 나아가 위대한 삼일운동의 감신대 출신 7인의 민족대표로 형상화되는 데서 그 절정에 도달했습니다.
민족 분단 이후 대한민국을 수립하여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이라는 근대화의 양대 과제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감신대의 면면히 흐르는 사회개혁적 학풍은 민주화와 인권운동, 평화통일운동 그리고 생명운동과 시민운동의 여러 차원에서 계승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적 학풍이 그러하듯이, 사회개혁적 학풍도 복음적 비전에 기초하지 못할 때 권위의 붕괴와 무질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감신대의 신학교육은 예수님의 제자 된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일상적 삶과 세속적 업무의 깊은 곳에서 그물을 던지도록 돕는 양육과정이어야 합니다. 감신대의 복음적 지성인은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구원하시기를 원하시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선포하고 실현해 나가는 사명을 가집니다.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성결의 삶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서, 생태 공동체, 가정 공동체, 사회 공동체, 경제 공동체, 정치 공동체, 그리고 세계 공동체 안에서 예수님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 받은 삶입니다. 감신대의 사회적 성결의 비전은 이 모든 영역들을 지배하는 권세와 능력의 상대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을 인정할 수 있는 신실하고 창의적이며 지혜로운 제자의 삶을 살도록 할 것입니다.
4. 웨슬리안 신학교육의 세계적 목회의 비전
“만국을 소성하게 하라!”(계22:2)
저는 현재 세계감리교협의회(WMC)의 신학교육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웨슬리안 신학교육의 세계적 목회의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25년간의 교수생활과 특별히 지난 10여 년 간, 곧 2000년 8월에 제가 가까이에서 모셨던 염필형 총장님의 급서로 인해 잠시 동안 감신대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섬겼던 때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모세 시대에 40년간의 광야 생활을 마치고 급기야 약속의 땅으로 진입하려는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라는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시며 주신 말씀과 흡사합니다: “오직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극히 담대히 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라.”(수1:7)
하나님께서 저에게 2000년에 여호수아 1:7로부터 시작하여, 감신대에 처음으로 웨슬리 영성수련과정을 도입하던 2004년에 에스겔서 47장, “성경을 통한 재정향” 운동 당시인 2008년에 스가랴서 13:1;14:8의 비전을 주셨고, 최근에는 계시록 22:1-2의 비전을 주셨습니다: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
하나님께서 감신대를 서울의 서쪽에 자리 한 안산(安山), 샬롬 마운틴 아래 냉천동산에 세우신 오묘한 뜻과 섭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온 세상 만물을 그리스도의 평화로 치유하시려는 성령의 시원한 생수를 냉천동산으로부터 터져 나와 흐르게 하시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제 감신대는 한국교회의 부흥과 갱신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새로운 영적 대각성 운동의 발상지가 되어야 합니다. 감신대의 신학교육이 복음, 지성, 그리고 사회적 성결을 멋지게 통합하게 될 때 하나님은 감신대를 들어서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 나가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의 도구로 삼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감신대로 하여금 세계 최고의 복음주의 신학대학교의 비전을 가지고 일어나라고 부르십니다. 그리고 빛을 발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믿음의 동지 여러분, 이 어둡고 캄캄한 시대에 감신대로 하여금 복음의 등불을 강렬하게 비출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이 일에 제가 혼신의 힘을 다해 섬기겠사오니 하나님께서 기회를 허락하시도록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세계 열방이 감신대의 복음의 등대를 바라보고,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오는 복음의 위대한 구원역사가 일어나는데 일조해 주시기를 앙망합니다!
이러한 세계적 신학교육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웅대한 비전과 사명에 대한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4년 임기 동안에 다음 몇 가지 기본 정책방향을 중심으로 여러분과 함께 일하고자 합니다.
비전 실현을 위한 4대 정책방향
첫째, 이번 학기부터 2014년 2월까지 감신대는 복음적 지성과 영성으로 준비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웨슬리의 성경적 기독교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개혁과 학제개편을 시행하겠습니다.
과다한 졸업이수학점을 줄이기 위해 교양필수과목수를 축소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위해 핵심 신학교육, 목회실천 준비교육, 영성 및 인성 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밀착형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성경과 어학의 졸업인증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커리큘럼 개혁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관해서는 이번 학기 안에 교육과정 개편위원회의 안내와 설명회가 있을 것입니다.
감신대는 그동안 단일 학부제를 운영해 왔으나, 이번 감신대 중장기 대학 발전체계 구축 컨설팅을 통해 그것의 비효율성과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과제로의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때 기존의 신학과, 기독교 교육과, 종교 철학과의 정원을 일부 축소하여 하나나 둘 정도의 신학과 연계된 학과를 신설하고자 합니다. 또한 대학원 박사 과정 정원을 확대하고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정원을 축소할 것이며, 상담영성 박사과정을 신설하고자 합니다.
감신대보다 1년 앞서 개교한 이화여자대학교는 개교 127주년이 되는 내년 봄학기부터 대대적인 학부 교양과정의 개편을 실시합니다. 이미 여러 해 동안 치밀하게 연구하여 시작하는 이대의 학부 과정 개편은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소통과 나눔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데 적합한 기초교육을 지향합니다. 감신대의 학부 교양학부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이대의 기초교육을 위한 5대 핵심 역량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문적 통찰 역량, 과학 생태적 사고 역량, 심미적 창조 역량, 글로벌 선도 역량, 그리고 통합적 탐구 역량이 그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학과제로의 전환과 함께 교양학부 부장을 선임하여 학부생 200명을 2년간 책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비하도록 할 것입니다.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지려면, 교수님들의 강의 부담을 줄이고, 연구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제 임기 중에 최소 6명에서 최대 10여명의 교수충원을 하고자 합니다. 또한 교원 업적 평가 규정을 개정하고 연구실적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만큼 그에 따른 보상 기준도 강화하겠습니다.
둘째, 감신을 21세기의 세계적인 선교중심 신학대학교로 발돋움하게 하기 위해서 특성화 전략으로서의 국제화를 통해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고 가칭 “국제목회를 위한 아펜젤러 센터”(Appenzellar Center for Global Ministry)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현재 감신은 해외 21개 대학들과 교류협정을 체결했고, 5개 대학과 체결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교수와 학생을 교류한 사례는 회수나 인원에 있어서 아주 미미합니다. 반가운 것은 내년도부터 미국 에모리 대학교의 캔들러 신학대학원에서 미국의 저명한 장학사업재단인 루스 펀드를 획득하여 감신과 학생 및 교수를 교환하는데 드는 일체의 비용을 담당하겠다는 잰 러브 학장의 친서를 최근에 제가 접수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실무자 간의 협의를 거쳐, 내년 1학기부터는 구체적인 교류가 이뤄질 것입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아펜젤러 센터는 미국연합감리교회의 숭고한 선교정신을 이어받아 이제는 세계선교의 중심 교회로 성장한 한국감리교회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인적 물적 자원을 아시아와 기타 선교지의 교회성장과 토착지도력 배양 그리고 빈곤과 질병퇴치 및 평화, 인권, 생명보전의 선교를 위해 나누고자 하는 목적을 가집니다. 이를 위해서 ACGM 곧 국제목회를 위한 아펜젤러 센터는 미연합감리교회의 GBGM 곧 국제목회국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공동의 국제목회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셋째, 감신대 시설개선을 위한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단계별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감신대를 가든 캠퍼스로 조경하고, 캠퍼스 내에는 소방도로 외에는 일체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며 감신 캠퍼스로 하여금 서울 한 가운데 있는 감리교회의 랜드마크가 되게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마스터플랜에 의거하여 단계별 공사를 통해 각 단계에 해당하는 건물 및 조경 공사의 비전 마케팅으로 기부자들을 유도할 것입니다.
일차적으로 커리큘럼 개혁에 따라서 대형 강의실의 필요가 생겨나고, 학교 내의 가장 좋은 시설을 학생들을 위해 수업과 도서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건물 구조변경 및 공간 재배치를 위한 두 단계 작업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제2기숙사의 신축 내지는 구입을 포함하는 국제목회관을 신축 내지 구입하고자 합니다. 신축의 경우에는 학교에 인접한 적절한 부지를 일부 매입하여 추진할 것이며, 구입의 경우에는 학교 정문 앞의 울산대학교 건물을 대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넷째, “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들” 캠페인을 통해 향후 4년간 100억을 목표로 기부금을 모금할 것입니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들, 곧 ‘하합목’ 캠페인은 학생 장학금 40억, 교수 연구기금 및 기타 발전기금 60억원을 항목별로 세분화하여 벌여나갈 것입니다.
저는 총장 취임한 첫 주에 제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하기 위해 하나님 앞에서 상한 심령으로 일주일 간 금식기도를 드렸습니다. 저는 총장직을 제가 누릴 특권이 아니라, 전심전력으로 일할 책임으로 받아들이고자, 저부터 저의 교만과 탐욕 그리고 위선을 회개하고자 했습니다. 금식 후에 저는 제 사랑하는 아내와 하나님 앞에서 결단했습니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고자 총장 출마하면서부터 마음속에서 서원했던 일억원 장학금 기부를 실행하고자 합니다. 내달부터 저의 월급의 22%를 상회하는 금액을 앞으로 4년간 매월 장학금으로 기부하고자 합니다. 이로써 저 뿐만 아니라, 감신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액수와 상관없이 감신의 하나됨을 위한 ‘벤치클리어링’에 동참해 주시면 더없는 기쁨이요 영광이겠습니다.
여러분, ‘하합목’ 캠페인은 단순히 기부금 모금 운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적 부흥을 위한 기도운동입니다. 우리 학교를 위해 기부금을 내시는 분들은 다른 대학들과 같이 기념품을 받으시는 것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평생 동안 우리 학교 모든 구성원들의 중보 기도의 후원을 받으시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총장실 부속 기도실 운영만이 아니라, 감신 캠퍼스 안에 24시간 중보기도실을 설치하고 감신과 감리교회, 그리고 한국교회와 세계선교, 나아가 남북한 화해와 세계평화, 그리고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는 운동을 펼칠 것입니다. 사랑하는 감신인 여러분, 이제 감신대가 세계 신학교육의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성령충만한 사무엘의 라마나욧의 선지학교처럼, 냉천동 31번지가 제3차 대각성 운동의 진원지가 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그리고 죽기 살기로 기도하며 나아갑시다. 우리 모두 세상 사람들만이 아니라 하나님 보시기에도 ‘용감한 녀석들’이 됩시다!
장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2012년 9월 25일 박종천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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