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2012학년도 학위수여식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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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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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을 위하여 깃발을 들라!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백성이 올 길을 닦으라. 큰 길을 수축하고 수축하라.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치를 들라.”(사 62: 10)
들어가는 말:
사랑하는 220명의 감신대 학부의 학사들과 박사학위 수여자 2명을 포함한 233명의 대학원, 신학대학원, 목회신학대학원 학위취득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같이하는 94명의 평생교육원 수료자 여러분
우리 주 예수님의 존귀하신 이름으로 여러분을 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축하하고 축복합니다.
그리고 이 영광스러운 자리를 더욱 빛내주시기기 위하여 오신 존경하는 권오서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여러분의 이사님들과 목사님들과 교계 지도자분들과 학부모님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 나아가 2013년도 졸업생들이 오늘의 각종 학위를 받을 수 있기 까지 열성으로 가르쳐주신 감신대의 자랑스러운 교수님들의 노고와 묵묵히 신학생들을 위해 헌신해 준 직원들의 수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신학생들을 신학교에 보내주시고 기도와 물질로 아낌없이 후원해 주신 교회와 교우님들께 감신대 총장으로서 충심으로 고맙다는 인사의 말씀을 이 자리를 빌어 드립니다.
저는 오늘 우리 감신대의 졸업생 여러분들이 직면하고 있는 시대를 하나님 말씀에 비추어 직시하고 이 시대에 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들로서 여러분들의 사명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성령님의 조명해 주시는 도우심으로 선포하고자 합니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
이 말씀은 제2이사야 예언의 인상적인 서두입니다. 여러분, 2013년을 살고 있는 한반도의 남과 북의 동포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제2이사야와 함께 하나님의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올 해는 1953년 7월 27일에 6.25 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을 맺은지 꼭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런데 한반도는 평화의 징후보다는 또 다른 전쟁, 아니 그 이전의 어느 전쟁과도 비교도 할 수 없는 핵전쟁의 공포 속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저는 이 시간 분단되기 전, 아직 북한의 수도 평양이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던 시대를 떠 올리면서, 이사야의 말씀을 새롭게 읽어보고자 합니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예루살렘의 마음에 닿도록 말하며 그것에게 외치라.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이 사함을 받았느니라.”(사 40:1-2a)
여러분, 제2이사야 선지자는 아직 포로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이 예언의 말씀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위로했습니다. 우리도 아직 분단시대가 청산되지 못한 상태에 있으나, 성령님은 오늘 우리가, 누구보다도 오늘 하나님의 사명자로 졸업하는 여러분들이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꿈꾸며 위로의 말씀을 선포할 것을 간절히 원하십니다.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사42:1a)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 시대 아직 하나님의 평화가 이뤄지기에는 너무나 요원한 시대에 하나님의 위로의 메신저로 보내심을 받기 위해 선택받으심을 믿습니까? 제2이사야의 예언에는 고난받는 종의 노래라는 주옥같은 말씀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말씀은 이사야서 53장에서 절정에 이르는 고난의 종의 첫 노래입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민족이 고난을 당하기 전,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승승장구하던 시절에 그들은 하나님의 왕같은 제사장 민족으로서의 당당한 정체성을 자부심으로 삼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북왕국이 앗수리아에 의해 망하고, 남 왕국 마저도 바벨론에 의해 망해 성전이 무너지고 포로로 끌려가게 되어 종살이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안수받은 목회자로 당당히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평생토록 잊지말아야 하는 것은 여러분은 종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한국교계는 설교 잘하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입니까? 정말 쟁쟁한 설교자들과 탁월한 부흥사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 시대 사용하시고자 하는 종은 그런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고난받는 종은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사42:2)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합니까? 어떤 하나님의 종이 되어야 하나님께서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이라 하시며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사42:1b)고 하실까요?
궁금하십니까? : 궁금하시면 그 다음 말씀을 들어보세요: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그는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사42:3-4)
고난받는 하나님의 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는 정의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상한 갈대’와 같고 ‘꺼져가는 등불’과 같이 불의에 의해 상처입고 신음하는 죄인들을 향한 긍휼한 심정을 품은 사람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종, 이 시대를 위로할 수 있는 정의의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이나 저나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정의 앞에 감히 설 수 없는 죄인들인데 과연 어떻게 우리가 정의의 사람이 되고, 위로의 메신저가 될 수 있나요? 이에 대한 대답은 제2이사야와 동시대를 살면서, 무너진 성전의 기초를 다시 놓으려는 스룹바벨에게 하나님의 천사가 하신 말씀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슥4:6)
그렇습니다. 오직 성령으로 됩니다. 오직 성령으로, 우리가 죄인임에도 예수님의 의로움으로 덧입게 되면 그리고 예수님의 거룩함에 참여하게 되면 됩니다. 존 웨슬리 목사님이 1739년 어간에 감리교 부흥운동이 막 시작될 때 가장 많이, 무려 72회나 인용한 본문이 고전1:30절 말씀입니다: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느니라)”
사도 바울이 예수님이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지혜라고 선포한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능력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여러분, 이 시대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능력을 믿고 예수님의 의로움만이 아니라 거룩함에도 참여하여 온전한 구원을 선포할 수 있는 참된 고난의 종이 요청되는 시대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목회와 선교의 현장에서 직면하게 될 온갖 고난과 도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예수님의 제자로서, 여러분의 십자가를 달게 지고, 순종하게 되면 제2이사야의 예언이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여호와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느냐?”
바로 여러분, 고난을 무릎쓰고 하나님의 종의 길을 가려는 여러분에게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와 여러분은 우리 시대, 각자의 부르심의 자리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따르는 분들로 하여금 이렇게 노래하게 합시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받았도다.”(사53:4-5)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참 종은 정의의 사람만이 아니라, 평화의 사람입니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정의의 사람이지만, 민족의 죄악을 짊어지고 스스로 징계를 자초함으로 죄인들이 평화를 누리고 치유를 얻게하는 사람입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나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나의 달려갈 길 다가도록
나의 마지막 호흡 다하도록
나로 그 십자가 품게 하시니
나의 나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한량없는 은혜
갚을 수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밟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60:1)
오늘 본문이 속해 있는 이사야서 60-62장은 제3이사야의 예언이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이 예언은 제2이사야의 고난의 종을 통한 위로의 메시지가 그 절정을 이루면서, 이제는 그 복음이 이스라엘의 경계를 넘어 열방으로, 만민에게로 확산되어지는 감격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네 눈을 들어 사방을 보라. 무리가 다 모여 네게로 오느니라. 네 아들들은 먼 곳에서 오겠고 네 딸들은 안기어 올 것이라.”(사60:4)
여러분, 이 예언은 2013년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대한민국의 부산에서 열리는 WCC 곧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전 세계 110여개국에서 5천여명의 교회대표들이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인도하소서!”라는 기치 아래 하나되어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그리고 한민족의 역사상 전무후무한 열방의 천국잔치를 열게 될 것입니다. 오, 할렐루야! 이는 실로 한국 교회사 130년의 역사를 통해 눈물과 땀과 피를 흘려 이룩한 우리 신앙 선조들의 기도와 헌신 그리고 순교의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이는 실로 이 시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로 하여금 다시한번 회개하고 개혁하여 민족과 세계를 섬기는 하나님의 종으로 거듭나기를 바라시는 거룩하고 자비한 염원의 실현이 아니겠습니까?
올 해는 성령께서 로버트 하디 선교사를 통해 1903년 원산에서 부흥운동을 일으키신지 1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교단의 뜻있는 목회자들이 1903년 부흥운동을 기리면서 새로운 영적 각성을 위한 기도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감신대에서도 이번 5월 넷 째 주 웨슬리 목사님 회심주간에 하디 선교사 원산부흥운동에 대한 학술대회와 3개 신학교 학생들의 영성집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진정 바라기는 이러한 일련의 영적 운동을 통해 성령님의 기름부으심으로 우리 감신이 하나님의 은혜의 해를 새롭게 선포하는 제2차 대부흥운동의 진원지가 되는 것입니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게 (하실 것이라)”(사61:1-2)
여러분, 한국교회는 역사적인 WCC 10차 총회를 준비하면서, ‘평화열차 프로젝트’를 세계교회에게 내 놓았습니다. 총회 일정에 맞추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참석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독일의 베를린에서 열차를 타고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거쳐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중국의 베이징에 도착하고, 다시 거기서 북한의 평양을 통과해서 남한의 서울로 그리고 끝내는 부산에 도착하려 할 것입니다. 과연 이 꿈이 실현될 지는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꿈을 꾸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이 일제 치하에서 나라를 잃고 만주와 시베리아를 방황할 때부터, 그리고 스탈린의 강권력으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했던 때부터 이 유라시아 대륙간 횡단의 과정은 실로 눈물과 한숨, 한과 절망의 길(trail)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던 하나님의 백성을 다시 모아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하시는 기적의 역사가 이제 우리 눈앞에 전개되는 것입니다.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백성이 올 길을 닦으라. 큰 길을 수축하고 수축하라.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치를 들라.“(사62:10)
그렇습니다. 이제 이곳으로 흩어졌던 하나님의 백성들이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한숨과 눈물의 길이 기쁨과 평화의 길로 변할 것입니다. 이 길을 닦는 것이 바로 여러분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만민을 위하여 복음의 깃발을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그 어떤 패배주의에도 사로잡히지 맙시다. 여러분은 바로 생명의 하나님이 쓰실 정의와 평화의 기수이자 깃발 그 자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 일어나십시오. 빛을 발하십시오. 하나님의 영광이 여러분 위에 임하십니다. 그리고 만민을 위하여 복음의 깃발을 드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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